어제 방송된 ‘꽃보다 할배’에서도 백일섭의 땡깡, 이순재의 진격, 이서진의 멘붕은 계속됐다. 공사로 인해 그 아름다움을 감춰버린 베른의 시가지. 높다란 바리케이트로 마음이 상하고 무릎 관절이 도지는 바람에 백일섭은 더 이상의 발걸음을 멈추고 노천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말았다. ‘동물원은 그래도 구경하고 싶으시지 않으세요?’ 제작진이 어르고 달래보아도 백일섭의 대답은 하나다. ‘아니, 안 보고 싶어!’이순재와 박근형, 그리고 이서진은 공사 중인 시가지를 지나고 또 지나 결국 아름다운 베른의 구시가지를 만나게 된다. 마치 마법처럼, 동화책에 있는 일러스트 한 컷이 눈앞에 펼쳐진 것이다. 환상처럼 멋진 건물들과 빙하수 속 석회물질이 에메랄드빛을 내는 아레강, 이서진의 말대로 베른의 시가지는 엽서였고 그림이었다
이번 주 수목드라마의 승자는 단연 ‘주군의 태양’이다. ‘칼과 꽃’은 물론, 같이 시작한 ‘투윅스’까지도 두 배 차이가 나는 시청률로 단숨에 제압했다. 나 홀로 두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는 ‘주군의 태양’이다. 10%를 넘지 못하는 나머지 두 작품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 ‘주군의 태양’ 은 단 2회 만에 20%의 시청률을 바라보고 있는 상태다.전작들의 영향을 무시할 수가 없다. ‘주군의 태양’은 전작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후광을 등에 업고 출발했다. 물론 공효진-소지섭 커플의 케미, 홍자매 작가의 귀환 등 ‘주군의 태양’이 지닌 힘만으로도 충분히 1위를 차지했을 거라 보이긴 하지만, ‘너의 목소리가 들려’가 물려준 고정 시청자들의 혜택 또한 자체 존재감만큼이나 컸다고 볼 수 있다.이에 비해 ‘투윅스
‘당신을 만지고 싶어요. 당신 옆에서 자고 싶어요’ 이 말만 들으면 완전 19금 영화 대사다. 노골적이고 선정적이며 야한 표현이다. 그런데 이 대사를 SBS 드라마 ‘주군의 태양’에서 공효진이 읊어대고 있다. 그것도 몽롱한 눈빛으로, 야릇한 표정으로 상대배우 소지섭에게 말이다. 이번에도 홍정은, 홍미란 작가는 특유의 위트와 재치를 뽐냈다. 이 야하고 민망한 대사를 상큼한 로맨틱 코미디 대사로 바꿔버렸으니 말이다. 귀신을 보는 능력(?)을 지닌 태공실(공효진 분)이라는 캐릭터를 만들었고, 그의 몸을 만지면 귀신을 보지 못하게 되는 주중원(소지섭 분)이라는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그녀가 그를 만지고 싶고 그의 곁에서 잠을 자고 싶은 오직 한 가지 이유, 그것은 귀신을 보지 않고 평범하게 살고 싶은
‘하얀거탑’ ‘외과의사 봉달희’ ‘뉴하트’ ‘종합병원’ ‘산부인과’ ‘브레인’ ‘골든타임’… 지금까지 의학드라마는 셀 수 없이 많았다. 대부분의 작품들은 각각 개성이 있었고, 주제의식도 명확했으며, 그 주제의식을 시청자들에게 전달하는 기치를 보여주었다. 웬만하면 기본 시청률은 나오는 편이었고, 그 중엔 꽤 인기가 높은 작품들도 있었다. 이는 의학드라마가 지닌 독특한 매력 때문일 테다. 최고의 인텔리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동경 어린 세계, 생명을 다루는 이들에게 펼쳐지는 긴박한 상황, 목숨을 담보로 한 긴장감의 연속, 그 속에서 곱게 피어오르는 생명이라는 존귀한 가치. 의학드라마가 지닌 매력들은 아직까지는 건재하다. 그 속에서 새로운 무언가를 발견하여 재생산하게 된다면 시청자들의 사랑은 지금도
‘토끼랑 형아 때문입니다. 나무에서 아이스크림 냄새가 나던 날, 토끼가 제 옆에서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갱도에서 녹슨 쇠 냄새가 나던 날, 형아가 제 옆에서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둘 다 어른이 되지 못 하구요. 어른이 되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아이를 낳고 그 아이를 사랑하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꼭 그렇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어제 첫 방송된 KBS 드라마 ‘굿닥터’에서 박시온(주원 분)은 왜 소아외과 의사가 되고 싶냐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어렸을 적 사랑하던 이들을 지켜주지 못하고, 자신의 눈앞에서 죽어가고 있는 것을 지켜봐야만 했던 기억이 떠올려졌다. 5살 꼬마 아이는 그 기억이 그렇게 사무칠 수밖에 없었다. 그때부터 아이는 의사가 되어 하늘나라 문턱에 선 아이들의 생명을 연장시켜 세상
누군가와는 이별을 해야 했고, 또 누군가를 다시 만나야 했다. 어제 방송된 ‘진짜 사나이’에서는 청룡부대에서 전출신고를 마치고, 이기자부대에 입소하는 멤버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함께한 전우들간의 포옹 속엔 뜨거운 눈물이 있었고, 새로운 전우들을 맞이하는 생경함 속엔 살벌한 긴장감이 흘렀다. 헤어짐과 만남으로 인한 감동과 공포가 공존했던 시간이었다.‘진짜 사나이’ 멤버들에게 청룡부대는 유난히 살가운 곳이었다. 샘 해밍턴이 좀 더 강하고 세야 한다고 말할 만큼 이곳 분대장인 설민호는 굉장히 따뜻하고 인간미가 흐르는 군인이었다. 이동근 일병은 다른 부대 그 어떤 일반병사보다도 멤버들과 잘 어울리는 인물이었으며, 그로 인해 시청자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기도 했다.그들과 함께 부교를 만들고 체육대회를 치렀다. 같
어제 18회를 끝으로 ‘너의 목소리가 들려’ 가 막을 내렸다. 예상대로 훈훈한 해피엔딩이었다. 민준국(정웅인 분)은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고, 박수하(이종석 분)는 경찰대학에 합격했으며, 장혜성(이보영 분)과 박수하의 사랑은 달달하게 맺어졌다. ‘혹시 누군가가 죽는 것으로 끝나는 것 아니야?’ 라는 불길함에 해당되는 이는 한 사람도 없었다.그렇다면 ‘너의 목소리가 들려’는 완벽한 해피엔딩이라고 말할 수가 있는가? 그건 또 아니라고 본다. 장혜성을 향한 차관우(윤상현 분)의 사랑은 끝내 이루어지질 못했고, 서도연(이다희 분)은 황달중 사건의 공소취소로 징계를 받게 되었으며, 서대석(정동환 분)의 잘못에 대한 처벌은 마지막까지 이루어지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시청자들은 다소 어정쩡해 보이
현대판 노아의 방주라는 꽤 묵직한 타이틀 속에, 이데올로기니 인종차별이니 하는 등의 무거운 주제가 오가고 있다. 프랑스 만화를 원작으로 한 430억짜리 블록버스터라면 당연히 재미가 있느냐 없느냐는 말부터 나오는 것이 당연할진대, 영화를 본 관객들과 영화 평론가들은 가볍고 간단한 한 마디로 평가를 내리는데 주저하고 망설이고 있다. 그렇다.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 는 그렇게 쉽게 호불호를 가를 수 있는 영화가 아니다.봉준호 감독이 인터뷰에서 말했던 것처럼 이 영화는 정치적 성향이 짙다. 특정한 이데올로기를 지지한다기 보다는 인간을 지배하는 이데올로기를 인간 스스로가 부수고 깨뜨릴 수 있을까에 초점을 맞춘 영화다. 혁명이 있고 반란이 있다. 정치적 계략이 숨겨져 있으며 그 계략으로 인한 무수히 많은 희생이
‘의도적인 눈물 아니었을까?’어제 오후 MBC 에브리원 시트콤 ‘무작정 패밀리 시즌 3’ 제작발표회에서 클라라가 흘린 눈물을 보면서 든 생각이다. 잘못 생각한 것일 수 있다. 오해일 수도 있다. 클라라의 가슴 아픈 상처를 외면한 채 눈물의 의미를 곡해한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건 아니지 않나’ 라는 혼잣말이 자꾸만 입안에서 맴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도무지 눈물의 의미를 헤아릴 수가 없기 때문이다.클라라가 제작발표회에서 펑펑 운 이유는 얼마 전 논란이 된 공지영과의 SNS 설전 때문이었다. 공지영의 SNS에 반박한 내용에 관해 묻자 클라라는 ‘사실 공백기가 정말 길었는데 어렵게 사랑을 받으면서 정말 월급을 받은 것처럼 기분이 좋았다’라는 말로 첫 마디를 떼더니 감정에 북받쳐 끝내 울음을 터트리고
최동성(박근형 분) 회장의 임종은 가여웠다. 싸인 하나로 수 조를 움직이고, 식탁에서의 말 한 마디로 백화점의 주인을 바꾸는 자였지만, 죽음을 눈 앞에 둔 그의 눈빛에는 그 누구보다도 깊은 두려움이, 억울함이, 후회가 서려있었다. 운명하기 일보 직전, 황급히 뛰어 들어온 최서윤(이요원 분)에게 남긴 마지막 한 마디 ‘네 어미…’ 최서윤은 엄마 걱정은 하지 말라고, 끝까지 엄마를 지켜주겠노라고 그의 신음소리 앞에서 다짐하며 애통해하기만 한다. 결국 네 어미가 너의 등 뒤에서 칼을 꽂게 될 거라는 것을, 그것을 조심해야 한다는 마지막 유언이었음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서는 말이다. 어제 방송된 ‘황금의 제국’ 9회에서는 최동성 회장의 죽음과, 그 죽음이 몰고 온 거대한 후폭풍이 그려졌다.
드라마나 예능이나 용두사미 꼴이 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초반에 주목받다가 그리 오래가지 않아 시들해지는 경우 말이다. 중반부에 접어들수록 내용이 알차게 채워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안팎으로 망신살이 뻗치게 되는 것이다. 사실 ‘진짜 사나이’가 초반에 얻었던 호응을 보면서 자칫 그런 전철을 밟을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생각이 들었었다.연예인들이 군대에 가서 현역 군인들과 같은 곳에서 생활을 하고, 같은 훈련을 받는다는 포맷은 시청자들을 솔깃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그동안 군대를 배경으로 하고 군인들을 소재로 삼았던 프로그램들은 모두 ‘우정의 무대’ 수준에서 벗어나질 못했으니까. 그 와중에 ‘리얼리티 예능’이라는 타이틀을 내세워 연예인들에게 직접 병영체험을 하게끔 한 시도는 무척이나 신선하고 생경하
‘무한도전’이 다시 한 번 사고를 쳤다. 무도정신이 철저하게 담겨있는 특유의 코믹 풍자로 시청자들을 들었다 놨다 한 것이다. 어제 방송된 ‘무한도전, 소문난 7공주’ 편에서 무도 멤버들은 7명의 공주로 변신하여 드래그퀸(남성이 유희의 목적으로 과장되게 여성처럼 차리고 여성처럼 행동하는 것)의 진수를 마음껏 펼쳐 보였다. 사실 가부장적 제도와 남성우월주의로 점철됐던 과거 한국 사회에서는 이러한 소재가 결코 자유롭게 웃고 즐길만한 거리가 될 수 없었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고 인식이 바뀌면서 어느 순간부터 한국에서도 남자가 여자의 옷을 입고 여자처럼 말하고 행동하는 개그가 자연스러워졌다. ‘무한도전’이 여장 남자 개그를 자주 선보이게 된 것은 이러한 의식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남자
일본은 주는 것 없이 미운 나라다. 아니 주는 것이 너무 많아서 미운 나라라고 말하는 것이 더 정확할 듯싶다. 축구 한일전은 반드시 이겨야 하며, 가급적 일본 제품은 구매하지 않으려고 한다. 이 자발적 의지는 비단 과거사의 상처 때문만은 아니다. 끊임없이 독도 문제를 거론하고, 여전히 제국주의에 빠져 단 한 번도 고개를 숙이지 않는 현재 일본의 태도를 도저히 좋게 봐줄 수가 없기 때문이다.일본에 더 이상 지거나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는 한국을 여러 분야에서 최고로 만들어주었다. 전자제품 산업에서 1위는 이제 ‘소니’가 아니라 ‘삼성’이다. 올림픽에서 일본을 앞지르기 시작한 것은 이미 오래 전부터다. 밀레니엄 이후 최고의 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도 이제 일본은 한국의 적수가 못 된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가 다른 드라마보다 더욱 기특하게 여겨지는 이유 중의 하나는 등장인물 한 사람 한 사람 모두를 주인공으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이 드라마 역시 주연과 조연이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기는 하다. 이보영과 이종석, 윤상현이 주연 배우들이고 김해숙, 정웅인, 이다희, 정동환 등 그들의 주변 인물들은 조연 배우들이다. 하지만 ‘너의 목소리가 들려’는 뼈대를 이루는 주연들과 살을 붙이는 조연들의 연기 조합으로 이야기를 완성해가는 여느 드라마들과는 달리, 매 회마다 각각의 에피소드를 심어 놓고 이에 따라 조연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플롯을 보여주고 있다. 극 초반 어춘심(김해숙 분)의 죽음으로 그녀가 비극의 주인공이 되고, 한 동안 경악할 만한 살인 사건을 저지른 민준국(정웅인 분)에게 모든
어제 방송된 SBS ‘화신 – 마음을 지배하는 자’에서 아이유는 지난 2012년 11월경 SNS에 올린 은혁과의 사진에 대해 실수였다고 해명했다. 당시 이 사진 한 장으로 엄청난 비난세례를 받았던 아이유가 8개월이 지난 후에 스스로 해명의 자리에 나선 것이다. 그런데 아무래도 섣불렀던듯하다. 방송이 나간 후 아이유에게 달린 악플이 8개월 전을 떠올리게 할 만큼 거세고 맹렬해졌으니 말이다.‘실수? 그걸 해명이라고 하나’라는 식의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석연치 않고 개운치 않다는 것이다. 미안해하고 사과하는 태도가 돼먹지 못하다는 내용도 있었다. 결혼설, 임신설을 유포한 네티즌을 고소했다는 아이유의 발언에 ‘처신이나 똑바로 해라’라는 극단적인 반응이 보인다. 순수하고 해맑은 이미지가 사라진 후로 아이유는
유상증자가 어떻고 지주회사가 어떻고 하는 딱딱한 얘기 일색이다. 기업인들간의 암투와 거대 그룹의 집안싸움에 말랑말랑한 구석이라고는 하나도 없다. SBS 월화드라마 ‘황금의 제국’의 분위기는 늘 묵직하고 진지하며 장엄하기까지 하다. 간간히 유머로 기름칠을 해도 좋으련만 ‘황금의 제국’은 그런 쓸데없는 포장에는 관심이 없는 듯하다. 어제 방송된 ‘황금의 제국’ 7회 역시 최동성(박근형 분) 회장의 뒤를 이어 누가 기업의 우두머리가 될 것인가 하는 것이 핵심 줄거리였다. 성진그룹의 회장 자리를 두고 최서윤(이요원 분)과 최민재(손현주 분), 최원재(엄효섭 분)에 최성재(이현진 분)까지 가세해 혈투를 벌이는 내용이었다. 정확하게 말하면 최민재와 최원재를 중심으로 한 형제의 난을 최서윤이 혼자서 막아내야 하
어쩌면 ‘맨발의 친구들’을 향한 쓴소리가 무의미할 수도 있겠다. 뼈아픈 혹평을 쏟아낸다 해도, 혹은 독려와 격려로 사기를 충전시켜준다 해도, 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도무지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올 수가 없어 보이니 말이다. 그 정도로 ‘맨발의 친구들’은 한 걸음 한 걸음이 무척이나 힘겹고 무겁기만 하다.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겪을 수도 있고, 몇 번의 실수를 반복할 수도 있다. 첫 술에 배부를 수도 없으며, 한 번에 큰 것을 기대한다는 것은 무리한 욕심에 불과하다. 초반에 주춤한다고 해서 얼마 되지 않아 싹둑 잘라내는 건 가혹한 일이다. 그래서 강호동에게, 또한 ‘맨발의 친구들’ 제작진에게 만회할 만한 시간을 주고 기회를 주어왔던 것이다. 하지만 그리 짧지 않았던 4개월의 기간 동안 ‘맨발의
3년 동안 부동의 시청률 1위를 지켜왔던 ‘런닝맨’이 ‘진짜 사나이’에 정상의 자리를 내어 주면서 두 프로그램의 분위기는 확연히 달라지기 시작했다. 장혁과 박형식이 신병으로 입소하면서 탄력을 받게 된 ‘진짜 사나이’는 유격훈련으로 대박을 치고 남한강 도하작전으로 시청자들을 끌어 모으는 등 가는 곳마다 화제를 이뤘고 하는 것마다 특종을 만들어냈다. 이제는 장혁의 ‘삽질’에 김수로의 ‘꼭지점 댄스’까지도 흥미로운 볼거리로 자리잡게 되었다. 같이 생활하는 실제 군인들은 초대형 게스트가 부럽지 않은 존재감을 드러내며 시청률 1위를 굳히는 데 일조하기도 한다. ‘진짜 사나이’의 인기는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지금 상태로는 뭘 해도 재미있고, 어딜 가도 특별하기만 하다. 반면 ‘런닝맨’은 한
‘군대 가면 그런 데 다 가 봅니다. 혈기 왕성한 나이에 그럴 수 있습니다. 저도 그런 경험이 있고. 철없는 실수 하나가 평생 동안 그 친구들을 가슴 아프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 봤으면 좋겠습니다.’어제 박종진의 ‘쾌도난마’에 출연한 정준호가 안마시술소를 출입하다 적발된 연예병사 세븐과 상추와 관련해 발언한 내용이다. 그는 방송을 통해 ‘연예병사 폐지’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내 놓았다. 요지는 폐지가 결코 대안이 될 수 없으며, 잘못된 부분은 고치고 개선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보다 현명한 길이 아니겠는가 하는 것이었다.정준호 입장에서는 충분히 생각할 수 있는 대목이고, 누구나 자신의 생각을 피력할 수 있는 민주주의에 입각해선 그의 발언 자체가 문제될 것이 없다. 연예병사 출신인 그가 자신의
누울 자리를 보고 다리를 뻗으라는 말이 있다. 만반의 준비를 해놓지 않고서 섣불리 행하지 말라는 뜻이며, 어떤 결과를 가져오게 될지 잘 살핀 후에 일을 처리하라는 뜻이다. 김용화 감독의 야심작 ‘미스터 고’는 이 속담을 떠올리며 보게 했다. CG로 고릴라를 만들고, 그를 주인공으로 삼아 실사와 합성한 영화를 만들겠다는 기획. 이런 거창한 판을 벌이기에는 한국의 기술력이 턱없이 모자란 듯싶었고, 할리우드를 따라잡아보겠다는 섣부른 호기가 결국 무모한 모험을 감행케 하는구나 싶었다. 무엇보다 재미가 없을 것 같았다. 고릴라가 프로야구 리그에서 홈런을 날린다는 내용이란다. 아무리 그래도 너무 말이 안 되는 스토리이지 않은가. ‘해리포터’나 ‘반지의 제왕’처럼 판타지 영화에 비하면 덜 비현실적일 수는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