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스레 가 떠오르는 영화입니다. 아닌 게 아니라 은 의 중년여성 버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들은 여전히 인생에 대해 고민하고 여성이라는 자신의 성적 정체성으로 애달픕니다. 쉽게 말하면 은 "중년여성으로서 이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영화적 지침서"입니다. 하지만 저는 썩 맘에 들진 않았습니다. "과연 이 영화에서 일시적 재미 외에 무엇을 얻을 수 있는 것일까?"라는 질문을 하니 실상 별로 남는 게 없더군요. 은 현실에 한 발을 걸치긴 했으나 관객의 판타지를 충족시켜주는 영화였습니다.솔직히 이야기의 깊이는 권칠인 감독의 와 비교해도 좀 얕아졌습니다. 분명 현실적인 고민을 안고 있긴 한데 그것을 표면적으로 훑
영화에서 실명으로 나오진 않지만 뉴스와 담을 쌓고 살지 않는 이상에야 이 무엇을 다뤘는지는 아실 겁니다. 바로 삼성반도체에서 근무하다가 백혈병 혹은 다른 희귀질병에 걸려서 투병 중이거나 이미 사망한 노동자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과 은 실제로 삼성반도체에서 근무하다가 백혈병으로 사망한 故 황윤미 씨의 가족, 특히 딸을 잃고서야 대기업에 치를 떨면서 맞서 싸웠던 아버지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하는 영화입니다. 이 재연하고 있는 바를 간단하게 요약하면, "계란으로 바위 치기" 또는 "다윗 VS 골리앗"의 싸움에서 초라하기 짝이 없게만 보였던 약자가 결코 물러서지 않고 맞서서 정의를 실현하려는 일종의 영웅담입니
국내에도 이미 개봉한 가 역시 무난하게 2월 2주차 북미 박스 오피스에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세계 최고의 장난감인 레고를 전적으로 활용하여 제작한 는 개봉 첫 주말에 약 7천만 불을 벌어들이면서 무난하게 정상에 올랐습니다. 레고 시장에서 북미가 차지하는 판매 비중이 엄청 크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입니다.기대에 부응한 는 역대 2월 개봉작 중에서도 에 이은 2위를 기록했습니다. 아울러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즉 속편이나 원작이 아닌 창작 애니메이션으로는 등과 함께 최정상권에 속할 정도로 흥행에서 성공적입니다. 누구라도 한번쯤은 가지고 놀았을 레고라는 장난감 브랜드의 파워 덕에 성인들도 흥미를 가질 수밖에 없었고, 배트맨
은 지난 부산국제영화제의 폐막작입니다. 극장에 가서까지도 이 영화를 볼까 말까 망설이다가 어렵사리 결정을 했었습니다. 왠지 모르게 보면서 숨이 막힐 것 같고 씁쓸한 현실을 보게 될 것 같아서 그랬는데, 정말 딱 그대로더군요.김동현 감독은 의 중심이 되는 한 가족에게 대한민국 사회의 병폐를 모조리 갖다가 심어놓은 것만 같습니다. 장남인 인철은 병약한 아내로 인해 좀처럼 아이를 갖지 못하다가 직장에서 하루아침에 해고를 당합니다. 둘째인 경진은 본인이 심장병을 앓고 있는 데다가 아이마저 자폐증이고, 그걸로도 모자라 인간말종인 남편과 살다가 이혼했습니다. 대학까지 졸업한 막내는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성실하게 일하지만 뾰족한 수 없이 생계를 근근이 유지하고 있습니다. 세 남매의 부모님은 퇴직하고
덴마크에서 레고의 본사가 있는 빌룬트에 들렀던 적이 있습니다. 물론 레고 랜드도 방문했습니다. 거기서 미처 몰랐던 레고의 위용을 봤습니다. 종종 "레고에게 불가능은 없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듯한 조립품을 봤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건 또 달랐습니다. 레고의 세계는 정말 무궁무진하다는 걸 깨달았었지만, 는 그것마저 뛰어넘었습니다.를 보기 전까지만 해도 단순히 제목 그대로 레고를 가지고 만든 스톱모션 영화라고만 생각했습니다. 물론 이건 사실입니다. 가 레고와 CG를 혼합하여 스톱모션으로 제작한 영화라는 건 틀림없습니다. 심지어 물, 화염, 연기 등도 모조리 레고 부품으로 표현했습니다. 그것 때문에 제작진의 노고에 감탄하는 한편으로 다소 눈이 피곤하고 산만하게 보이기도 했습니
제가 아주 어렸을 적부터 뱀파이어가 인간들 틈에 섞여서 살고 있다는 괴담이 있었습니다. 가상의 캐릭터가 실존한다는 건 비록 허무맹랑할지언정 흥미롭게 여겨지긴 합니다. 현실성을 부여하여 이야기를 만들면 더 그럴 듯하고 몰입할 수 있는 효과를 얻을 수 있으니까요. 그게 잘 반영된 영화가 바로 입니다. 이와 동일하게 고전 캐릭터를 활용한 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영화는 프랑켄슈타인의 피조물이 아직 살아있다는 것에서 출발합니다.도입부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메리 쉘리의 소설을 짧게 축약했습니다. 이내 프랑켄슈타인이 창조한 생명체는 아담이라는 이름을 얻고, 악마와 가고일은 그를 두고 싸움을 벌입니다. 이런저런 얘기가 오가는 가운데 결국 세상의 존폐가 그에게 달렸다는 사실이
벌써 2월에 접어든 북미 박스 오피스에서는 두 편의 영화가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주인공은 의외로 와 동일하게 3주 연속으로 북미 박스 오피스 1위를 차지한 입니다. 이 흑인 듀오의 코미디 영화는 개봉 3주차에도 유일하게 1천만 불을 돌파하면서 수성에 성공했습니다. 이렇게까지 성공적인 걸 보면 단순히 흑인 관객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걸 넘어서 꽤 재미가 있긴 있는 모양입니다.2위~5위 에 이어서 또 한번 신선한 충격을 준 영화는 입니다. 국내에서도 재빨리 500만을 돌파한 이 애니메이션은 개봉 11주차에도 불구하고 북미 박스 오피스에서 2위를 차지했습니다. 지난주
우리나라와 달리 북미 박스 오피스는 서서히 비수기에 접어드는 건지 좀 심심하네요. 크게 주목을 받을 만한 영화가 부족한 데다가 의외로 크게 실패하는 영화가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1월 4주차 북미 박스 오피스에서는 이 예상을 완전히 뒤집고 1위를 유지했습니다. 하락률은 높지만 2천만 불 이상의 수입을 기록하면서 현재까지 제작비의 세 배 가까이 벌어들였습니다. 1억 불을 넘기는 건 시간문제고 조만간 속편을 제작한다는 소식도 들릴지 모릅니다.2위~5위 는 2주 연속으로 에 밀리면서 2위에 머물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흥행수입에서는 만족하고도 남을 정도로 선전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이걸로 유니버설은 1, 2위를 모두 석권한
사실 는 아주 특별할 건 없는 이야기의 영화입니다. 고등학생 소녀인 아델은 남자 선배와 사랑에 빠지고 섹스까지 나누지만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합니다. 반면에 거리에서 우연히 마주쳤던 파란 머리의 엠마가 밤마다 자신을 찾아와서 뜨겁게 몸을 달구고 사라집니다. 계속해서 엠마를 잊지 못하고 있던 아델은 우연히 게이 바에서 재회하고는 이내 사랑하는 사이로 발전합니다. 하지만 이 둘 사이에도 여느 커플처럼 극복하기 힘든 장애가 뒤따르고 맙니다.주인공이 레즈비언 커플로 바뀌었을 뿐이지 는 전형적인 멜로 영화의 라인을 가진 동시에 두 여자의 성장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것을 아주 달리 보이도록 하고 있는 것이 압델라티프 케시시의 연출과 아델 에그자르코풀로스, 레아 세이
은 조셉 고든 레빗의 장편 연출 데뷔작입니다. 제목을 보면 자연스레 바람둥이의 대명사로 꼽히는 '돈 후안'이 떠오릅니다. 영화를 직접 보니 은 조셉 고든 레빗이 돈 후안의 이야기를 디지털 세대 버전으로 각색한 것 같습니다.주인공인 존은 전형적인 마초에다가 한량이고 여성편력이 매우 강한 남자입니다. 그에게 있어 일주일의 패턴은 늘 변함이 없습니다. 대충 시간 때우다가 헬스클럽에서 운동하고, 클럽에 들러서 맘에 드는 여자를 꼬신 후에 집으로 데리고 와서 섹스하는 코스입니다. 양심이나 죄책감은 있는지 일요일에는 어김없이 교회에 갑니다. 고해성사를 하는 것으로 일주일을 마무리하는 것과 동시에 모든 걸 훌훌 털어내고 다시 똑같은 짓을 반복합니다. 희한한 건 맘만 먹으면 잘도 여자를 꼬셔서 섹스하
로 또 한번 불어닥친 복고바람을 탈 영화입니다. 파릇파릇하고 설익은 청춘의 이야기 에서 이종석은 마을을 대표하는 고등학생 카사노바, 박보영은 이종석을 짝사랑하는 일진, 서울에서 전학을 온 이세영은 이종석이 짝사랑하는 여학생입니다. 여기에 김영광은 박보영의 맘을 얻으려고 발악하는 짱으로 나와서 삼각관계도 아닌 사각관계가 네 청춘의 젊음과 사랑을 불태우고 있습니다.와 비슷한 구석이 있습니다. 장면마다 재미있고 웃음을 주는 포인트는 비교적 눈에 띄는데, 역시 도 이야기는 앞으로 나아가질 못하고서 느릿느릿 걸어가기만 합니다. 연출은 코미디와 드라마의 조율에 실패해서 희화화 일변도에 가까웠던 바람에 전달하고자 하는 바가 제대로 드러나질 않습니다. 개인
아마 이후로 코미디 영화를 보면서 박수를 수시로 치면서 웃었던 건 가 처음일 겁니다. 그만큼 웃음을 유발하는 요소는 기가 막히게 다양합니다. 대체 각본을 누가 쓰고 감독이 누구인지 궁금할 지경이었습니다. 특히 걸쭉한 사투리 대사를 들으면서는 아주 자지러졌습니다. "이건 분명 노년층의 자문이 있었을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맛깔 나는 대사를 쓸 수가 없다"라는 생각마저 했습니다. 그걸 소화하는 심은경의 연기도 기가 막혔고요.다만 중반부부터 전개가 굉장히 더딥니다. 본론이어야 할 이야기는 앞으로 나아가질 못하고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도입부에서는 노인 문제를 슬며시 제시하고 그걸 발판 삼아 '50년 전으로 돌아간 할머니'라는 소재를 풀어가려고 했으나, 정작 그것
는 현재 열리고 있는 선댄스 영화제에서 작년에 대상을 수상한 영화 중 하나입니다. (선댄스 영화제는 다큐멘터리와 극영화로 나뉘고, 이걸 다시 각각 월드시네마와 미국으로 구분하여 대상을 선정합니다. 작년에는 가 미국, 오멸 감독님의 이 월드시네마에서 극영화 대상을 수상했습니다)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자막과 함께 마치 페이크 다큐의 일부인 것 같은 장면을 짧게 보여주고 시작합니다. 스포일러는 아닐 것 같아서 말씀드리면, 는 2009년 1월 1일에 일어났던 비극적인 사건을 영화로 옮겼습니다. 흑인이었던 오스카는 당시 백인 경찰들에 의해 과잉진압을 받다가 어이없게도 총격을 받고 끝내 사망했습니다. 도입부에 잠깐
북미 박스 오피스는 연초부터 예기치 못했던 결과가 속속 나오네요. 1월 3주차를 맞이한 북미 박스 오피스를 점령한 것은 '고독한 생존자'나 '돌아온 스파이'가 아니라 '말썽쟁이 예비신랑과 처남'입니다. 케빈 하트와 아이스 큐브가 주연한 은 와 를 보기 좋게 꺾고 1위를 차지했습니다. 한동안 코미디 영화가 잠잠했기 때문인지 꽤 큰 차이를 벌리면서 두 영화를 앞질렀네요. 흑인배우 두 명이 주연이라서 흑인 관객층의 절대적인 지지가 있었던 것이 컸습니다. 덕분에 의 개봉 첫 주말 수입은 역대 1월 개봉작 중에서 에 이은 2위, 전체 코미디 영화 중에서는 이후에 가장 높은 자리에 오는 영광을 차지했습니다.2위~5위
는 작년에 작고한 군사전문 소설가인 톰 클랜시에게서 출발한 영화입니다. 소설만이 아니라 게임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을 정도로 이 분야에서는 널리 알려진 인물입니다. 이미 그의 소설을 원작으로 했던 영화가 몇 편 있었으나 이번에는 조금 다릅니다. 는 특정 소설이 아니라 톰 클랜시가 창조한 캐릭터인 잭 라이언을 가져와서 새롭게 이야기를 덧입혔습니다. 리부트를 기획했을 것이라는 점도 짐작할 수 있습니다.이 외에도 또 한 가지 요인에서 는 흥미를 갖게 했습니다. 다름 아니라 러시아를 적국으로 간주했다는 것입니다. 표면적으로나마 냉전이 종식된 후에는 일련의 할리우드 첩보영화에서 주인공이 러시아를 상대했던 경우는 그리 많지
영화는 본래 허구를 기반으로 하지만 실화를 소재로 할 때는 더 큰 매력을 지니게 됩니다. 완전한 허구보다는 어느 정도 사실을 바탕으로 한 영화에 더 끌리기 마련이거든요. 때로는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현실이 있다는 것에 관객은 흥미를 느끼면서 그로 인한 감동은 배가되곤 합니다. 이것이 자칫 재미를 추구하는 선에서 그친다면 실화와 실존 인물 또는 그것과 관련이 있는 사람은 상처를 받고 마는 부작용이 발생합니다. 그래서 영화가 실화를 다룰 때는 더 신중하고 진정성을 가지고 임해야 합니다. 금주의 채널 CGV 새러데이 10 PM 방영작인 이 그 좋은 예에 속합니다. 마리아와 헨리 부부는 크리스마스를 맞아 태국으로 세 아들과 함께 휴가를 떠납니다. 모처럼 가족
북미에서 가 개봉했을 때 현지의 한 평론가가 그런 말을 했습니다. "대체 를 리메이크한다는 게 어떻게 좋은 발상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걸까?" 영화를 보기 전에도 그랬고 보고 난 지금도 그렇고, 저는 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영화의 신이라면 모를까, 를 리메이크해서 좋은 소릴 들을 가능성은 극히 미미합니다.간단하게 말해서 는 역시나 전형적인 할리우드의 장르영화입니다. 의외로 상당부분이 오리지널과 동일하긴 합니다. 조 두셋이 광고회사에서 근무하는 망나니라는 것 정도를 제외하면 달라진 게 아주 많지는 않습니다. 주제 역시 거의 변하지 않았고, 이것을 이끌어내는 방식도 우려했던 것보다는 훨씬 나았습니다. 그의 직업을 왜 광고인으로 설정했는지도
어느새 2주차에 접어든 북미 박스 오피스 1위는 간만에 개봉한 전쟁/액션영화인 가 차지했습니다. 전주 대비를 보면 아시겠지만 는 지난 연말에 단 두 개의 극장에서 상영했습니다. 대폭 확장한 금주가 사실상 개봉주라서 단숨에 1위로 올라섰습니다. 2위와의 격차는 무려 두 배 이상이고, 역대 1월에 개봉한 영화로는 에 이은 2위를 기록할 정도로 대단한 흥행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비슷한 부류의 영화 중에서도 단연 독보적입니다. 는 는 물론이고 보다 더 많은 수입을 기록했습니다. 현재 관객들 사이에서의 반응도 상당히 좋은 편이라서 1억 불을 돌파하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보이고 있습니다.2위~5위
는 으로 미국 독립영화의 별로 떠올랐던 짐 자무쉬의 신작입니다. 개인적으로 참 오랜만에 보는 짐 자무쉬의 영화고, 아마 극장에서 보는 건 이후로 처음인 것 같습니다. 뱀파이어가 등장한다고 해서 의아했는데 역시나 짐 자무쉬는 여전히 스타일 하나는 최고더군요. 다른 말로 속되게 표현하면 영상과 음악으로 조지니 당해낼 재간이 없습니다. 굉장히 모호하고 현학적이며 탐미적인 영화라서 영생을 산 뱀파이어가 현재를 대하는 자세와 부합하지만, 반대로 시각에 따라서는 분명 그 과도한 허세에 질릴 소지도 다분합니다.작년에 개봉했고 레오 카라가 긴 침묵을 깨면서 발표한 가 그랬듯이, 짐 자무쉬의 도 과거와 과거의 예
순전히 제목 때문에 보기로 결심했던 영화입니다. 스위스가 절로 생각이 나니 또 여행에 대한 욕구가 샘솟고 말아서 그랬습니다. 결과적으로 은 기대했던 내용은 아니었지만 깊고 짙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평소에 보기 드문 네덜란드 영화인데, 반종교적이고 반사회적인 것 같으면서도 꽤 영리하고 성숙한 퀴어무비입니다. 그렇지만 꼭 퀴어무비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는 것에서 이 영화를 영리하다고 했습니다.우연히 동거를 시작한 두 남자에 대한 이야기인 은 한 가지 의문을 갖게 했습니다. "과연 인간이 입은 상처를 치유하고 구원하는 것은 무형의 신인가, 아니면 유형의 또 다른 인간인가?" 뭐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자면 종교의 기원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가고 그걸 대하는 인간의 마음가짐과 태도 등도 논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