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더이상 이렇게 살기 싫어. 싫어! 싫어! 할 거야. 내가 할 거야. 누구도 하지 못하는 일. 내가 하고 말 거야. 내가 이 이화영이 할 거야." 범죄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이코패스 스릴러가 아닌 다음에야 등장인물의 줄거리 없는 살의와 악의를 환영하는 관객은 아마 없을 것입니다. 하물며 괴롭힘이 주체가 되는 복수극은 더 그렇죠. 보통의 드라마에서 주인공을 괴롭히는 사람은 악이지만 복수극의 주인공이 저지르는 모든 악행은 선한 것으로 받아들여져야 합니다. 그래서 그 어떤 드라마보다 주인공을 향한 감정 이입과 동의가 필요한 장르가 바로 복수극이죠.이런 복수극의 필연적인 FM을 고려해볼 때 최근 KBS 일일극 '뻐꾸기 둥지'는 참으로 모호한 정체성을 가진 기형적 복수극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복
시간 약탈로 동 시간대 방송 1위를 차지하며 일요 예능의 최강자로 군림하던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별안간 먹구름이 끼었습니다. 바로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고정 멤버 중 하나인 김정태 가족이 제6회 ‘전국 동시 지방선거’에서 양산 시장 후보로 나선 나동연 시장의 선거 유세를 돕는 장면이 포착되었기 때문입니다.가족이나 지인이라서, 혹은 지지하는 후보가 있어 선거 운동을 돕는 연예인의 모습은 그리 낯설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올해 지방 선거에서 오직 김정태만이, 하차 운동까지 불거지는 논란을 빚은 이유는 선거 유세장에 그의 아들 지후를 동석시켰기 때문입니다. 선거 유세 현장에서 김정태와 지후를 포착한 네티즌의 제보가 줄을 이었고 단상 위에서 지후를 안은 나동연 시장의 사진이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드라마 '빛나는 로맨스'의 오빛나(이진 분)는 요즘 세상에 보기 드문 선량한 사람이다. 하지만 그 지나치게 말그레한 선의가 이따금 보는 사람을 피로하게 한다. 불의를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이 시대의 의리걸 오빛나. 그럼에도 막상 그녀 자신의 불의는 제대로 항의조차 해보지 못하고 참아 넘긴다. 그저 내 몸과 마음이 좀 고생하면 그만이지 뭘, 하고. 그래서 때론 답답이 오빛나가 추악한 모녀 사기단, 장채리 모녀보다 더 싫어질 때도 있었다.드라마의 초반은 최악의 모자 사기단에게 당해 위자료 한 푼 못 받고 사기 이혼의 나락으로 떨어지더니, 한참이나 질질 끌려 다니기만 하며 제대로 된 복수극 한번 펼쳐보지 못했다. 드라마의 후반, 이제는 모녀 사기단이 그 배턴을 물려받았다. 초반보다 더 끔찍한 괴롭힘을 당
지난 6일, 151회를 마지막으로 KBS 일일 드라마 ‘사랑은 노래를 타고’는 진부와 진보를 절반씩 섞은 기묘한 결말로 시청자를 놀라게 했습니다. 여느 KBS 홈드라마가 그랬던 것처럼 등장인물 대부분이 모여 큰 밥상에서 밥을 먹으며 하하 호호하는 매듭짓기였죠.이 드라마의 족보를 카오스로 만든 원흉이자 악의 근원지인 윤석태(강인덕 분)는 바로 며칠 전까지만 해도 돈생돈사를 외치더니 죄인의 몸이 되고 나서는 별안간 성격 좋은 동네 아저씨가 되어있었습니다. 여주인공의 아버지가 그로 인해 목숨을 잃었고 그 때문에 풍비박산 난 가정이 한둘이 아님에도 당연히 모든 등장인물은 죄인을 용서했고, 마치 밀양의 한 장면처럼 감옥 안에서 그는 평화를 찾은 것으로 보였습니다. 원수 박범진(선우재덕 분)
"어딜 또 갔다 오세요?" "어딜 또 갔다 옵니다." "주말 내내 데이트-" "형수님, 제발 남의 일에 신경 좀-" "끌 수가 없지요. 이게 다 가족-" "일이라도 참견-" "못할 일이 어디-" "여기" "그럴 순" "있지요." "에이, 너무 까칠-" "-한 거 알면 제발." "오케이!" 이따금 네티즌에게서 회자하는 ‘거침없이 하이킥’의 명장면 중 하나인, 박해미-최민용의 입씨름 신이다. 형수님과 도련님 사이로 분한 두 사람은 그 관계에 어울리지 않게 줄곧 말다툼을 벌이곤 했는데 원인은 옥탑방을 지어 따로 살 만큼 본인의 사생활 문제에 예민한 최민용을 최강의 참견쟁이인 박해미가 가족이라는 이유로 수시로 감시하고 참견했기 때문이다.어린 시절부터 그녀의 짓궂은 장난에 당해왔던 최민용은 성인이 되자 본
"내가 김 집사 딸로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났어?! 이게 뭐야. 왜 이런 걸로까지 내 목을 조여오는 거냐구!" 20년간 내 아버지라고 생각했던 명품처럼 근사한 그분이 세상에서 가장 증오하는 여자의 친부라는 충격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그야말로 천박하디 천박한 사내가 나의 친아버지라는 사실과 마주한 장채리(조안 분)는 눈물을 흩뿌리며 절규했다. "정말 그 쓰레기 같은 남자가 내 친아빠라는 거야?“"내 이름 부르지도 마. 과거에 얼마나 놀았으면 그런 쓰레기가 내 아버지야?" 생각해보면 장채리도 참 안쓰러운 것이 20년 만의 친부모를 향한 첫인상이 절망과 비탄 그리고 절규뿐이었으니. 웬만한 주인공이 출생의 비밀을 젖히고 나타난 친부모의 품으로 우다다 달려가 감격의 재회를 나누는 기쁨의 순간을 단 한 번도 경험해보
최근의 사랑과 전쟁을 보면 흔히 부부 클리닉 출신 배우라고 불리는 눈에 익은 배우들은 대체로 다른 작품에서 활동 중이고, 시즌2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낯선 얼굴의 배우들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 그래서 불륜 전문 배우, 조강지처 전문 배우라 불리는 민지영이나 이혼의 여왕이라 불리는 이시은은 그 자리를 벗어난 지가 오래다.그런데도 마치 조선시대 이후 지금까지 요지부동인 고부갈등마냥 21세기 브라운관의 ‘시월드’ 또한 그 자리 그대로 남아있다. 바로 부부 클리닉의 최강 보스이자 폭언과 폭행에 심지어 고문에 학대와 감금마저 서슴지 않았던 최악의 시어머니로, 수많은 가상 며느리들을 울렸던 배우 서권순은 여전히 이 프로그램의 최강 시월드로 군림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서권순이 일일 드라마
드라마가 시작되고 4분 25초 만에 여주인공의 애인이 죽었다. 6분 단위로 3년을 뛰어넘는 이 드라마는 고작 10여 분 만에 10년을 넘겨버렸다. 타이틀 화면이 떠오르고 1분 만에 주먹질을 하더니 난데없이 임산부가 납치되었는데 알고 보니 끌고 온 사람이 여주인공의 아버지였다.부른 배의 여주인공은 2분 만에 유산 기미를 보이고 곧 남자의 오토바이와 여자를 태운 승용차가 거친 추격전을 벌인다. 당연히 교통사고가 터졌고 4분 25초 만에 여주인공의 애인이 사망했다. 그리고 6분 만에 요주의 인물 전원이 등장해서는 7분 만에 3년이 흐르고 또 3분이 지나자 웨딩드레스를 입고 있는 여주인공. 신부 입장 도중 쓰러져 하혈하며 자궁암 선고를 받는다. 또 13분이 되자 3년을 껑충, 그리고 그 사건 이후 6년 뒤.
"내가 김 집사 딸로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났어?! 이게 뭐야. 왜 이런 걸로까지 내 목을 조여오는 거냐구!" 이쯤 되면 사랑이라고 해야 할까, 집착이라고 해야 할까. 드라마 '빛나는 로맨스'의 악녀 장채리(조안 분). 이 여자의 광기 어린 핏빛 사랑이 날이 갈수록 질척해지고 있다. 권선징악을 주제로 삼은 일일극에서 여주인공을 상대하는 악녀의 아이덴티티가 원래 이런 거겠지만, 그렇다 해도 그녀의 오빛나(이진 분) 괴롭히기는 추할 정도로 집요하다.오빛나의 남자친구, 오빛나의 재능, 오빛나의 커리어. 심지어 그녀의 가족사마저 빼앗고 싶어 하는 극단의 악녀 장채리. 그럼에도 이따금 연민을 느끼는 까닭은 태어나서 지금까지 줄곧 거짓으로 살아야 했던 그녀의 그림자 인생이 서글퍼서다. 엄마의 비뚤어진 모성애와
배우가 출연했던 작품 목록, 즉 필모그래피는 그간 어떤 활동을 해왔는가를 증명하는 명예로운 훈장과도 같습니다. 이를테면 자격증 같은 것이죠. 그가 어떤 작품에 출연해서 얼마만큼의 감동을 주었는가. 그게 곧 연기자를 향한 대중의 신뢰일 테니까요. 비단 연기자뿐만이 아니라 제법 드라마 좀 본다 하는 사람은 제작진이 누군가에 대해서도 관심을 두게 됩니다. 특히 소위 '작가놀음'이라 불릴 만큼 이야기의 힘이 막강한 안방극장에서 작가의 경력이란 좋은 드라마를 선별하는 가장 큰 힘으로 작용하곤 합니다. 하지만 이 경력이나 필모그래피가 오히려 독이 되는 경우 또한 있죠. 바로 드라마 엔젤아이즈의 주연 배우 구혜선과 작가 윤지련이 그러했습니다.윤지련 작가와 구혜선의 결합은 이번이 첫 만남이 아닙니다. 그녀들은 이미 5
최근 드라마 ‘뻐꾸기 둥지’ 제작발표회에서 장서희는 최근 안방극장의 흐름이 막장도 드라마의 장르로 받아들이는 추세인 것 같다고 밝혔다. 과거 이수만 사장의 ‘립싱크도 문화다’라는 소신 발언의 기시감이 느껴져 고개를 갸웃하게 되지만, 장서희가 말하는 소위 막장 드라마라는 것보다 더 이상한 드라마가 판치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잘 알겠다.아무리 복권 자동 당첨 시간대라지만 연일 빼먹지 않고 시청률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일일 드라마 ‘사랑은 노래를 타고’. 적어도 이 드라마의 ‘이상함’ ‘기묘함’에 비한다면 차라리 말초 신경을 자극하는 민소희의 재림이 골백번은 더 나을지어다. “공정남 씨세요.” “예? 누구라고요?” 남주인공 현우 아빠를 연기하는 선우재덕(박범진 역)이 황망한 얼굴로 이 대
- 글 후반부 영화의 결말을 짐작할 수 있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첫인상이 전부를 결정한다는 사람도 있지만, 영화 포스터의 경우는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습니다. 그저 이선균 캐스팅 외엔 내세울 것이 없다는 듯 찡그린 얼굴로 가죽 코트를 입은 그의 얼굴을 보고 있노라면 한숨부터 나오죠. 저질 유머와 감정 과잉, 포스터만 봐도 참 넘친다 싶거든요. 하지만 직접 감상한 이 영화의 강점은 과잉이 아닌 절제에 있었습니다. 후유증이 남지 않는 매운 음식을 먹은 듯 ‘끝까지 간다’는 상당히 산뜻하며 또한 영민한 액션 영화입니다.“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 이 영화의 주인공 고건수는 마치 이방인의 뫼르소 같은 남자입니다. 아니 본의 아니게 뫼르소의 심리에 체험하는 사람이라는 말이
“내가 먼저 가졌는데 엄마가 쓰고, 엄마는 개구쟁이야!!” 이렇게 귀여운 모녀가 또 있을까요? 남산만 한 배를 하고 무릎팍 도사를 찾아왔는데 그 모습이 여전히 소녀 같았던 사랑스러운 엄마 강혜정. 앳된 얼굴과 신선한 감각이 여전히 만년 소년, 소녀 같은 타블로, 강혜정 부부가 다섯 살 하루의 부모라는 사실이 문득 낯설어요.무릎팍 도사에서 배속의 아이에게 전하는 기발한 생각과 참신한 감각들이 남편 타블로 못지않다고 느꼈던 강혜정이기에 그녀의 자녀 교육법 또한 제겐 남다른 관심사였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라고 아빠를 당황하게 하는 직언을 툭툭 날리는 의젓함과 참신한 발상, 그리고 남다른 순수함이 엄마와 아빠를 쏙 빼닮은 하루. 그들에게 아이는 하루라는 예쁜 이름처럼 삶 그 이상의 의미라는
무한도전은 잘못을 해도 그리 혼나지 않는 프로그램으로 유명합니다. 언론이나 방송사, 즉 방송 외부에서 윗선이 쥐고 흔들려는 '외압'은 종종 겪어도 대중의 사랑만큼은 그럴 수 없게 큰 응원을 받아왔던 예능 프로그램이지요. 그 사랑의 크기는 역대 예능 프로그램 중 첫 번째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대한민국, 심지어 전 세계로 범위를 넓혀보아도 무한도전만큼의 사랑을 받은 예능 프로그램은 없을 거라고 확신합니다.이건 단순히 시청률의 수치만으로 환산할 수 있는 크기가 아닙니다. 이미 무한도전은 시청률, 그 이상의 가치를 가지고 있는 대한민국의 전무후무한 공익 예능이니까요. 15퍼센트 남짓한 시청률을 가지고선, 방영하는 에피소드의 대부분을 전 국민의 이벤트로 이끌어내는 '공익성'이야말로 도리어 무한도전의 위
“전 아이를 가질 수 없습니다.” “이렇게 해서라도 엄마가 되고 싶었어.” “아가야, 내가 네 엄마야.” 20초 남짓의 예고편만 봐도 이 드라마, 보통이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심지어 여주인공이 장서희라니! 시청자의 말초 신경만을 자극하는 ‘막장 드라마’를 경멸하면서도, 눈물을 그렁그렁 매달고선 환희에 찬 얼굴로 이채영의 부른 배를 쓰다듬고 있는 ‘장서희’를 보고 있노라니 남는 감정은 곧 기대감이다.수요가 있으니 공급 또한 있다. 극단의 카타르시스를 요구하는 사람들로 득시글대는 대한민국에서 막장 드라마를 쫓아낼 수 없는 노릇이라면 이왕 볼 거 그래도 제대로 만든 걸로 보자. 진짜 진하게 우려낸 막장의 아우라가 판치는 드라마로. 그러니 막장 드라마의 여왕님, 장서희의 귀환은 그 이름 석 자 만으로도
찬형이가 비춘 플래시 불빛에 찡그리는 얼굴마저 머나먼 나라의 김희선처럼 어여쁜 세윤이. 이 아이와 처음 만났을 때 정웅인 아빠의 손을 잡고 나풀나풀 계단을 내려오는데 멀리서도 보이는 긴 속눈썹을 휘어선 달빛처럼 웃어 보이는 그 얼굴이 복사꽃보다 예쁘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사진 몇 장에 천만 네티즌의 마음을 사로잡은 세윤이를 후는 실물이 더 예쁜 아이라고 말했으니 그 어여쁨이야 오죽할까요.하지만 두 번째로 만난 세윤이의 진짜 매력은 그저 사랑스러운 얼굴만이 아니었습니다. 사실 세윤이는 예쁜 얼굴보다 빛나는 마음이 더 매력적인 소녀였어요. 정말 구김살 없는 아이라는 표현이 딱 어울릴 만큼 밝고 건강한 세윤이는 첫 여행의 소감을 묻는 아빠에게 “매일 매일이 이랬으면 좋겠다.”라는 맑은 대답으로 웅인 아빠는
* 극의 후반부 주요 내용을 짐작할 수 있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특별한 날도 아닌데 일상처럼 외화를 즐겨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만화 영화나 이해하기 쉬운 블록버스터급 대작이 아닌 어린아이에겐 심오한 내용의 소규모 걸작들이 주를 이었지만, 단상처럼 스쳐 가는 몇 개의 장면이나 성우의 목소리는 여전히 뇌리에 남아있어요. 문제는 대체로 오다가다 혹은 채널을 돌리다 본 것들이라 대부분의 제목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점이죠. 인터넷이 대중화되고 포털사이트가 활성화되었을 때 가장 먼저 구했던 정보의 이름이 바로 그 시절 봤던 어느 인상적인 영화의 제목이었습니다.인공지능 컴퓨터와 하루를 여는 부부, 인공지능 전문가인 과학자 남편이 자리를 비운 사이 그의 아내를 지배하기 위한 슈퍼컴퓨터의 반란이 시작
15일, 드라마 ‘너희들은 포위됐다’는 다소 불편한 전개로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은대구(이승기 분)와 어수선(고아라 분). 그들이 신입 형사로서 처음 맡게 된 담당 업무, 밤낮없이 피해자를 따라붙는 스토커를 수사하는 것. 다혈질의 열혈 형사 어수선은 고작 경범죄 취급인 스토킹의 죗값에 울분을 터뜨리다 계획에도 없는 정밀 수사를 하겠다며 의욕을 불태웁니다.뭐든지 체계적인 플랜을 세우지 않으면 행동하지 않는 은대구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려 함정수사와 잠복근무를 동참하게 하곤 그녀는 피해자의 손을 맞잡고 약속했습니다. “내가 24시간 당신을 지켜줄게요.” 무예가의 딸 어수선은 이 지나친 의욕과 넘치는 감성이 화를 불렀고, 엄마의 죽음에 트라우마를 가진 포토그래픽 메모리 – 마치 뇌에 사진을 찍듯 한번 훑기만 해도
부르는 이에 따라서 이름이 달라진다는 동요 내 동생처럼, 안정환과 송종국은 각기 다른 자리의 "아! 그 사람"으로 기억되어 있을 것입니다. 누군가는 그들을 리환이 아빠, 지아 아빠로 부르고 있을지도 모르고, 누군가는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뜨거운 여름 한복판에 서 있었던 그들의 얼굴을 떠올릴 테죠. 물론 제게 있어 안정환, 송종국은 아이 아빠라는 감상보다는 여전히, 푸른 그라운드를 누비던 미청년의 모습으로 아로새겨져 있습니다. 그들의 청년 시절은 그 어떤 스포츠 만화로도 만들어내지 못할 독자적인 캐릭터와 드라마를 갖고 있었으니까요.그런 의미에서 라디오스타에서 모셔다 놓은 송종국과 안정환은 시청자를 남다른 감회에 젖게 하기에 충분한 게스트였습니다. 전 국민의 축제였던 2002년의 월드컵의 아이돌이었던 두 사
존재 그 자체가 매력인 사람이 있습니다. 이른바 존재감이 강한 사람이라고들 하지요. '아빠! 어디가?' 시즌2 69회 차의 새 멤버로 소개된 배우 정웅인의 딸 세윤이를 보며 문득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존재 그 자체가 매력인 소녀라고요.제작진이 장난스럽게 자막에 붙인 ‘한국의 수리 크루즈’라는 애칭은 이미 한참 전에 붙여진 소녀의 수식어였죠. 민율이보다 더 어렸던 세윤이가 인형 같은 깜찍한 얼굴을 처음 공개했을 때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는 술렁였고 당시 한국에서도 한창 인기 있었던 톰 크루즈의 딸, 수리 크루즈를 세윤이의 이름 대신 부르곤 했었습니다. 한국의 수리 크루즈라고요. 하지만 이렇게 성장한 세윤이의, 그것도 정지된 사진 속이 아닌 실물을 보고 있으려니 문득 그해 검색어와 뉴